공든탑 작가의 라지에르의 서, 이그레트와 에스티오를 쓰신 작가님입니다. 이그레트 같은 경우에는 인물들의 뚜렷한 캐릭터성과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힐링물로서 주목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작가님이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담겨 있는 것이 느껴진 작품이었죠.
라지에르의 서도 공든탑 작가의 필력과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간략하게 내용을 적자면 섬나라 제르에이라 왕국의 왕자인 라지에르가 역대 최강으로 불리는 마왕 ‘엠빌던’을 소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다만 문제는 왕자인 라지에르가 마왕을 소환할 때 이를 버티지 못하고 죽어비린 것이죠.
마왕은 소환자가 죽었더라도 계약을 이행해야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라지에르 왕자의 생전 소원은 ‘세계정복’. 마왕은 라지에르 왕자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라지에르의 몸에 빙의되고, 그의 부하들을 불러 함께 세계정복을 해나간다는 내용입니다. 내용을 보면 빙의물 판타지이지만, 작품은 전혀 무겁지 않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라지에르의 서 또한 이야기가 급박하게 돌아간다거나, 스토리를 질질 끈다거나 하는 것이 없습니다. 전개는 부드럽게 흘러가고 부족한 면들은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채워나갑니다. 각각의 캐릭터는 저마다의 특성과 성격이 뚜렷해서 캐릭터에 빠져 보게 되죠. 세계정복이라는 목표 앞에서도 라지에르와 주변 인물들 덕분에 부드러운 분위기가 유지됩니다.
잔인하고 피가 난무하며, 살육과 전쟁이 난무하는 웹소설이 취향이라면 안 맞으실수도 있지만, 잔잔하지만 스토리 있게 캐릭터에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힐링소설을 찾으신다면 재밌게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거기에 공든탑 작가의 필력도 한 몫을 하죠.